ULSANSTAR

엉뚱한 독서가

어린시절

아버지와 아이스크림

내 어릴적 기억 속에 아버지는 무척 무뚝뚝하셨다. 그렇지만, 대인관계는 좋은편이셔서 술자리가 잦아 늦으시는 날이 많았다. 흔히들 경상도 남자들이 무뚝뚝하다고 하나, 아버지는 경상도 남자도 아니셨다. 경상도 남자들보다 더 무뚝뚝하셨다. 무뚝뚝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우리 집안은 조용한 날이 많았다. 아버지께서 일찍 퇴근을 하시면, 인사만 하시고, 씻으시고는 함께 식사를 하면서도 늘상 어머니께서 묻는 말씀에 대답만 하실 뿐이었다. 그러고 나면 신문과 뉴스를 보시고는 “자자“라고 말씀하시며 방에 들어가셨다. 나의 사춘기시절 대화가 별로 없던 아버지를 보면서, 드라마에서 나오는 다정다감한 아버지상을 부러워하곤 했다. 때론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시는 건가라는 의문을 갖을 정도였다. 회사를 마치면 일주일에 3,4번은 모임으로늦으시는아버지를기다리는일이많았다. 그럴때마다어머니는아버지께서들어오실때까지주무시지도않고기다리시곤했다. 휴대폰이 없던 시절이라 늘 언제 들어 올지 모르는 아버지를 어머니는 거실에 앉아 기다리셨다. 그냥 주무시라고 말씀을 드려도 한번도 어머니는 주무시지 않으셨다. 그럴때마다 아버지가 늦는 것이 싫었다. 어머니 혼자 기다리시는 것이 맘이 편하지 않아 다음날 학교에 가야 했지만, 언젠가부터 어머니와 함께 기다리는 날이 잦아졌다. 지금처럼 휴대폰이 있던 것도 아니고, 텔레비전 채널이 많지도 않고 방송은 12시쯤 이면 끝나던 시절이다 보니 둘이 앉아 막연히 기다렸다. 어쩌다 그런 상황이 속상해지면, 어머니께 그냥 주무시라고 화를 내고, 내방에 가버렸던 적이 제법 있었고, 때론 먼저 잔다면서 방에 누워 아버지께서 들어오시는 소리를 듣고 자는 날도 있었다. ‘정말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랑하시는건가?’ ‘애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시는 분들도 있다던데. 우리 부모님도 그런건가?’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우리 형제 앞에서 큰소리 한번 내신 적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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