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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독서가

철들고 그림 그리다 – 정진호

Title 철들고 그림 그리다
Writer 정진호 Genre 예술/대중문화
Publisher 한빛미디어 Read. End. 2015년1월14일

어릴 적부터 나는 미술과는 특히, 그림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면서 자랐다. 기본적으로 미술을 제대로 배워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사실 나는 소질이 없는 줄 알면서 자랐다.

돌이켜 보면, 미술보다는 책을 보거나 하는 것이 더 좋았고, 남들은 미술학원 다니거나, 할 때 우리 집에선 남자는 운동이나 웅변같은 걸 해야 된다고 해서 미술은 그저 여자들이나 하는 것인 줄 알면서 자랐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어릴 적에 관찰력은 좋은 편이라, 제법 사물을 묘사하거나 흉내내는 수준은 꽤 괜찮다는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흔히 사생대회라던지 미술시간에 색칠을 한다던지 하면, 어김없이 나는 좌절을 맛봤던거 같다. 선으로 표현하는 건 나름 괜찮았으나, 색상을 표현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색맹이 아니지만 색상을 표현하는 것은 나에게 큰 문제이자 산이었다.
지금도 나는 그 산에 늘 부딪친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발표를 많이 해야 되는데, 늘 나의 프리젠테이션은 거의 글로만 되어 있거나, 색이 없는 표로 되어 있다.

나름 위로를 한다. 프리젠테이션은 잘하려면 내용의 전달이 중요하다고……(그래도 그림이나 도형을 그려야 할때, 강조해야 할때….색상 선택은 정말 꽝이다)

 

그런데 이 책을 어찌 읽게 되었는가?

흔히 UX 디자인은 디자인 전공자만 하는 줄 알고 있었다.

오랜 시간 QA를 하다보니, 문제점만 찾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편한 부분을 더 많이 찾게 되는 경향이 많아졌다.  심플한 무엇인가를 추구하게 되는 습관이자 버릇이 생겼고, 그것에 대해 곧잘 개발, 업무팀에 전달하게 되었다. (물론, 프로젝트에서는 일정 맞추기도 힘들어 그냥 무시하는 경향이 많다. 그거 다음 프로젝트 할 때 한번 해보면 좋겠다는 의견은 많이 받으나, 실제 고객이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하지를 않는다….)

그럴때마다 흔히 전략적 기획이나 UX 디자인이 필요한 경우, 그림을 그려야 할때가 많다.

참으로 힘든 부분이다.

그래서 UX 디자인을 위해 공부를 좀 하다 우연히 비전공자에게 도움이 되는 그림 그리기 책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한마디로 감상평을 쓰자면, 정말 재미있었다.

책의 내용도 본인의 작품 중심으로 구성하긴 했지만, 누구나 미술 특히 그림그리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정말 재미있게 끌어냈다.

책을 보면 볼수록,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고, 어릴 적 미술꽝이었던 나도 충분히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으니, 정말 흥미롭고 재미있지 않을 수 없었다.

가볍게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이 책을 가볍게 하루만에 다 보았다.

그렇지만, 나도 그릴 수 있겠다는 나도 모르는 자신감이 책을 덮는 순간 생겼고, 어느 순간 연필 한자루와 연습장에 그적대고 있었다.

집사람과도 책이야기를 하면서 필요한 재료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정도였다.

 

물론 이 책의 저자는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 18개월 동안 엄청난 노력의 시간을 보냈기에 어느정도 그림을 보고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다시한번 감탄했다. 사람은 노력하면 뭐든 할 수 있다는 걸)
이 책을 통해 어느 정도의 재능보다도 사람들의 노력이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물론 작가의 그림을 보니 어느 정도 그림의 기본기는 있는 듯 하다)

이 책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그림이 너무나 먼 곳에 그저 보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흔히는 그림을 봐도 이 그림이 잘 그렸는지 어떤 의미인지 모르는 경향이 있다. 바로크시대니 하는 미술역사시간에 말하는 그림의 특징들은 그저 암기과목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흔히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작은 그림이나 조각들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줬다.

어쩌면 내가 깊이 있는 지식이 부족해서 몰랐을 수 있으나, 나는 늘 예술은 멀리에 있고 나는 그저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만 판단해야 하는 그런 일을 해 왔다고 선입견에 사로잡혀 살아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누구나 하는 일에 대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서 하게 된다.

하지만, 간혹 흔히 먹고사는 문제로 자신이 추구하던 행복이라는 것은 그저 머나먼 꿈같이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책을 읽고 내가 꼭 그림을 잘 그리고 매일 연습할 생각은 없지만, 그저 좋아서 하는 일에 행복을 느끼는 무언가를 가지고 살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꼭 미술 전공이 아니지만 내가 표현하고 싶은 부분은 그림으로 표현할 자신감을 준 재미있는 책이었다.

혹시 미술 전공은 아니지만, 그림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디자인 전공이 아니라도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한번 쯤은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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